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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식증을 극복중인 (탈)다이어터 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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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썰(4)- 피트니스 대회 비키니 다이어트/ wbff 대회/ 여자 대회 다이어트

샐리의법칙다이어트 2020. 12. 2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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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비키니 선수 종목으로 대회를 나간 후 딱 하루만 흥청망청 먹고 바로 그 다음의 대회를 위해 다이어트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때 나를 알려주던 코치님은 한끼는 일반식으로 들어갈 것이라 하였지만 헤드코치님이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의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서 바로 멘탈이 흔들려버렸다. 그렇게 하는게 말이 안된다고 쓰러진다고 하는 말을 듣고 나니 헤드코치님의 말에 신뢰가 가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의 체중감량을 하는데 3월 말에서 시작해 5월 말이니 약 2달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앞으로 또 두달이 남은 대회를 지금까지와 같은 식단이라니? 아니, 같은 식단이 아니라 마지막에 더 쪼이기 위해 했던 식단을 끌고 간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 충분히 마른 상태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이미 너무나 지쳐있었다. 지친 상태와 무엇이 맞는 것인지 헷갈리는 상태는 나의 폭식을 불러버렸다. 그렇게 나는 야금야금 폭식을 했고 나의 다이어트는 더뎌졌다. 아니, 오히려 살이 쪘었다. 하지만 살이 쪄도 날씬하기는 했기 때문에 경각심이 없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폭식의 굴레에 갖혀 있다가 대회가 정말 얼마 안남게 돼버렸다. 그때서야 나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면서 유산소를 늘렸다. 하지만 너무 급하게 다이어트를 하려고 유산소를 늘리다 보니 무릎이 아파졌다. 걷는데 무릎이 너무 아팠다. 그리고 어깨도 너무 아팠다. 기분좋은 근육통의 통증이 아니라 부상을 입은 것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단 한번도 보호대를 착용한 적이 없다. 사실 초보자일 수록 보호대를 해야하는데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장비를 많이 할 수록 고수처럼 보였기 때문에 나는 감히 보호장비에 대한 생각조차 못했었고 말이다.
그렇게 나의 멘탈은 더 부서져갔다. 살은 빼야 하는데 간식거리들, 특히 아이스크림이 너무나도 먹고 싶었고 살을 빼기 위해서는 유산소와 운동을 해야 하는데 무릎이 너무 아팠다. 부상, 폭식, 그리고 욕망 이 셋이서 줄다리기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저열량 식이를 오래 해서 그런지 살도 잘 빠지지 않았고 다치고 나니 운동도 재미없었다. 처음에 시작했던 것은 운동이 재미있고 대회라는 것이, 건강미라는 것이 멋있어 보여서였는데. 하다보니 내가 아프다고 했는데도 밀어붙여서 다치게 만든 센터에 가서 운동을 해야하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다. 말도 안되는 식사라는 의견이 있는 것을 지속해야 하는 것이 싫었다. 그리고 제일 힘든 점은 '건강미'라고 생각했던 것이 건강미가 아니라 그저 '육체미'였다는 점이었다. 누군가가 피트니스대회나 바디프로필을 목표로 한다면 꼭 이 점을 짚어주고 싶다. 이들은 '건강한'이 아니며 '육체미'라는 점.

드디어 출국

 시간은 흐르고 흘러 아무것도 모르는 징징이는 출국을 해야만 했다. 벌써 대회날이 다가온 것이다. 놀랍게도 나처럼 폭식이 터져버린 다른이가 있었다. 내가 우러러보고 동경하던 사람인데 그도 사람인지라 그동안 억제했던 것이, 오랫돈안 억압했던 것이 터져나와서 절대로 주체를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게 된 것이었다. 거의 포기상태로 이것저것 먹는 선수님을 옆에서 보니 나도 먹고싶은 욕구가 너무나도 올라와 괴로웠고 프로틴바를 먹기 시작했다. 어차피 더이상은 뺄 수 없고 지금 이거 먹는다고 살이 찌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으로.
숙소의 바로 옆에는 좋은 헬스장이 있었다. 그리고 그 헬스장은 너무나 감사하게도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모두 무료로 입장시켜 주었다. 그래서 몇몇끼리 운동하러 갔는데 신기한 운동기구가 참 많았다. 나는 아직 헬린이라서 잘 몰랐지만 같이 간 언니 선수님은 신이 나서 새로운 기구들을 즐겼다. 나는 자극이라는 것을 크게 잘 모를때라서 조금만 하다가 유산소를 하며 다른 선수님들을 기다렸다. 저녁에는 호텔에 있는 헬스장에 가서 유산소를 했는데 그 큰 호텔의 헬스장에는 한국인밖에 없었다. 역시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민족이구나 싶었다.
이런 막판 스퍼트 운동은 스프레이탄작업을 하고 나서야 끝났다. 탄작업을 하고 나면 물이 뭍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선수님들도 탄을 바르고 나서 드디어 쉰다며 좋아했다. 사실 탄을 바르고 나면 마를때 까지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꽤나 불편하다. 하지만 그동안 힘겨운 노력들을 했기 때문에 쉬어야 하는 이 상황이 편할 정도인 것이었다.

대회 전 프레스 데이(press day)

 세계대회이기 때문인지 프레스 데이라는 것이 있었다. 이 날은 번호표를 받고 이전 챔피언들도 보고 대회장님의 말씀도 듣고 우리끼리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각 종목별로 드레스코드, 옷 컬러가 정해져 있었는데, 비키니는 화이트였다. 다들 아름답게 한껏 치장한 모습으로, 세상 몸짱들이 수트와 드레스를 입고 모여 있으니 이렇게 멋진 장면이 또 없겠다 싶었다.

결전의 대회날

 대회는 1, 2라운드로 진행되었고 나는 이전에 입었던 파란 비키니를 리폼해서 입었다. 나름 예쁘게 리폼했다 생각 했었는데 다들 너무나도 화려해서 내 비키니가 일반 선수 비키니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심지어 다들 볼륨감이 넘쳐니서 내가 비리비리해 보일 정도였다. 몸의 빵도 없고 비키니빨도 없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는 동양미로 밀고나가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도전하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기로 했으니 기대를 아예 놓지는 않지만 결과를 당연히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무대에 올라가시 전 다같이 줄을 서 있었는데 반짝반짝 화려함이 미쳐있었다. 어쩜 이렇게 다들 예쁜데 몸까지 좋은건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나는 언제 올라갈까 했는데 기다리다보니 드디어 나의 차례가 되었고 당당하척 워킹을 해 포징스팟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내 번호판이 떨어진게 아닌가 !! 너무나 놀랐다. 옷핀으로 비키니에 번호판을 달았는데 그게 무대에서 바닥에 떨어진 것이다. 어떻게 히야하나 머리가 하예지면서 그 사이에 번호판이 없으면 내가 누구인 줄 알고 심사를 하나 하는 생각에 바로 집어들었다. 짧은 순간에 정말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같이 갔던 선수님이 정말 빨리 주웠다고 했는데 모르겠다. 잘못된 판단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찌 되었건 그것을 주워들고 손으로 골반에 고정한 채로 포징을 하는데 심사위원들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해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 처음으로 긴장이 됐다.
어떻게 포징을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안그래도 원래 준비했던 것 보다 짧게 포징을 해야 한다고, 간결하게 하라는 말에 다같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는데 거기에 큰 실수까지 하니 멘탈의 붕괴였다. 결국 나는 퍼스트콜은 받지 못했다. 실수가 없었다 한들 불릴 수 없는 몸이었기는 했다. 포즈도 그당시는 잘 몰랐었고.
2라운드인 드레스는 시간이 촉박하다며 포즈를 단 한개만 허용했다. 한명 한명 나가지 않고 라운드워크로 약간의 간격을 둔 채 일제히 나갔다. 2라운드는 심사에 크게 들어간다기 보다는 시상식을 할 때 차려입고 상 받고 사진을 찍기 위함인 것 처럼 느껴졌다. 그정도로 시간이 짧았다.

이 대회를 통해 느낀 점

나의 바로 눈 앞에서 비키니 챔피언과 세계 2등, 3응 모두가 포징을 하는 것을 봤는데 다들 쥐어짜는 노력으로 포즈를 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사실은 너무 당연한것이기는 하지만 세계 정상인 사람들도 바들바들 떨면서 노력하는 모습에 큰 자극을 받았다. 그리고 눈부시는 화려함에 이 대회에 참가하기를 너무 잘 했다 생각했다. 나도 세계 챔피언처럼 눈부시게 빛나고 아름다운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

반성하는 점

 왜 막판스퍼트로 했던 식단을 더 끌고 가는지 물어봤어야 했다. 아마 일단 살을 끝까지 다 빼놓고 거기서 부터 유지를 하든지 약간의 벌크를 하든지 상태를 보고 판단을 하려는거라고 말씀하셨을거다. 분명 그 식단으로 7월까지 쭉 가져가지는 않았을거다. 그런데 나는 의문을 가졌던 것에 대해 의문이 풀릴때 까지 물어보고 답을 얻어 다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이미 지치고 스트레스가 한계치에 달한 시점에서 무너져버린 것이다.
 그리고 식단을 더이상 따라가기 힘들때는 그것을 다 말해서 내가 따라갈 수 있는 식단으로 수정할 수 있게 했어야 했다. 우리의 계획이 실패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고 그 계획을 따르지 못했을 때는 계획 자체가 실패를 한 것이지 내가 실패를 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을 몰랐다. 당시의 나는 이미 어릴때부터의 자해와 자살시도 등으로 정신적인 아픔과 고통이 있는 상태 그대로였다. 그것에 대한 치료나 장기간의 상담을 받지 않은 어린 그대로였고 그렇기에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계속해서 나를 억제하고 억압하려고만 했으니 참 안타깝고 안쓰러울 뿐이다.
 또, 보호장비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것 또한 안타깝다. 자전거를 처음 탈 때는 헬멧과 무릎, 팔꿈치 보호대를 다 하고 탄다. 잘 타지 못하기 때문에 부상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이것처럼 처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는 당연히 다칠 수 있으니 예방 목적으로 보호 장비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싸이클 선수들이 헬멧을 쓰고 엉덩이 보호대를 하는 것 처럼 고수들의 장비만을 생각하고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 하는 장비들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랬기 때문에 다치게 된 것이었고 이미 어깨부상이 올 것 같을 때 계속해서 어떤 통증인지, 찌르는 통증이라는 것을 말했어야 했다. 운동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근육통으로 엄살 부리는 것으로 오해받아 부상을 입게 된 것인데 이 글을 보고계시는 분들은 트레이닝을 받을 때 어떤 통증인지 구체적으로 전달해 반드시 부상을 예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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